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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후반, 공부가 뭔지도 모르고 공부를 하러왔다가
루쉰, 푸코, 카프카, 굴드 등등을 난생 처음 읽으며 내 세상이 참 좁다는 것을 알았다.
2년여간 이런저런 세미나를 전전하며 묵언수행을 하다가
연구실에 ‘살러 들어’왔다.
큰 결심도 생각도 없었으며,
다만 연구실에서 공부하시는 선생님들의 공부에 대한 열기와
이렇게 사는 삶에 대한 확신 같은 것에 감화되었던 것 같다.
이십대, 동양철학을 만나며 (역시 또 난생 처음으로) 살아야겠다, 는 생각을 했다.
어떤 힘으로 살아가야 할까, 하는 오랜(?) 질문이 있다.
동양철학과 함께 이 질문을 내 나름 풀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늘 내 마음보다 과분한 것들을 받고 과분한 자리에 있는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몸을 일으켜 몸의 자리에 마음을 데려오려고 노력한다.
(ps. 다음에는 유머를 좀더 갈고 닦아 “캡옹 문리스뎐”과 같은 자기소개를 써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