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지금 우리 공부는

지금 우리 공부는

분별을 알아차리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홈피지기 작성일22-06-29 14:17 조회112회 댓글1건

본문

분별을 알아차리기

청공자 2학년 이용제


어떤 목표를 갖고 써볼지 생각해보니 불교의 이야기를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다가도, 조금씩 알아나가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그러던 차에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 재미를 느낀 부분은 불교에서 고통을 대하는 방법이었다. 올해 처음 읽은 정화스님의 반야심경에서는 고통을 라는 분별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본래 세상에는 선과 악이 없는데, 거기서 굳이 어떠어떠한 를 만들었을 때 그 밖의 것들이 나에게 나쁘게 여겨진다. 나는 라는 분별에서 벗어난 만큼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세상은 라는 분별이 유지되기보다, 그때그때의 인연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뿐이다. 때문에 계속해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세상과, 만들어낸 라는 것의 차이가 고통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설명은 나에게 고통이라는 것을 새롭게 생각해보게 한다. 그동안 고통이란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불가피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통이 다가왔을 때는 기껏해야 고통을 회피하는데 그친다. 신체적인 고통이 찾아왔을 때 진통제를 먹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반야심경의 이야기를 따라간다면, 고통에 대해서 보다 능동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고통이 로부터 나타난다고 한다는 점에서 고통이란 더 이상 불가피한 것이 아니게 된다. 고통을 얼마나 만들어내는지는 나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통을 크게 느끼는 만큼, ‘라는 분별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살펴야 하는 것은 고통 자체가 아니다. 내가 언제 라는 분별을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 세상은 순간순간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고통을 그저 받아들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게 된다.


내가 언제 라는 분별을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 세상은 순간순간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내가 만드는 분별과 관련하여 얼마 전에 느낀 경험이 있다. 낮 시간에 잠시 산책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봄철의 꽃이 많이 떨어지던 날이라, 산책로에도 오래된 꽃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얼마간 걷다보니 남산을 관리하는 분들이 계셨다. 등에는 커다란 기계를 매고 계신 상태였다. 호기심이 일어서 무엇을 하시는지 지켜보니, 큰 기계음과 함께 바람으로 꽃을 치워내는 것이었다. 그 순간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생겼다. 더러운 길이 깨끗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달려있을 때는 보기 좋은 꽃이었던 것이 땅바닥에서는 다시 더러운 이물이 되어있었다. 나무는 그저 시기에 맞게 꽃을 피웠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여기서도 라는 분별을 생각해볼 수 있다. 꽃을 좋거나 싫게 바라보는 것은 스스로의 분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짧은 순간에도 이토록 분명한 분별이 존재한다. 순간순간을 살펴보며 분별을 알아차리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제윤지님의 댓글

제윤지 작성일

고통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것이 고통을 주는 대상을 찾으려는 저의 노력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그것이 스스로일지라도요.
고통보다, 고통을 주는 대상보다, 내가 만드는 분별에 한 층 다가가는 데 힘이 되었습니다.
끝으로 꽃에 대한 귀한 경험담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