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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수] 3주차 세미나 후기- 지킬박사와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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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눈보라1 작성일18-04-14 21:58 조회6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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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두 주나 지난 세미나 후기를 쓰게 되었다. 제대로 정리가 될지 조금 걱정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우선 기억에 남는 것은 매번 원서로 작품을 꼬박꼬박 읽고 때로 참고 문헌까지 원서로~! 읽어오시기도 하는 지영샘이 들려주는 풍부한 영문학 지식들이다.

지영샘에 의하면...

1. 어쩌다가 아니면, 동철샘의 깊은 뜻으로? 이번 시즌에 차례로 읽었던 폭풍의언덕, 지킬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지난 시즌 마지막에 읽었던 프랑켄슈타인을 묶어서 고딕 소설의 대표작이라고 한다. (고딕: 괴기스럽고 어둡고 스산하고 공포스러운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술 양식? 맞나요?)

2.또한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 특징은 소설 속에 당대 지성을 대표하는 직업군(변호사, 의사, (과)학자 등)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서술자의 직접적인 서술보다 그들의 편지나 법률 문서, 대화 등을 통해 사건이 전달된다는 것. 이는 종교의 영향이 강한 시대였지만, 이성을 중시하는 근대 지성이 등장하는 시기였음을 잘 보여주는 서술방식. 이런 시대적 배경에 맞게 소설 속 지킬은 종교적인 양심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그것을 다루고 해결할 때는 합리적 이성을 사용하려고 한다!


상류층 엘리트 지성을 대변하는 지킬은 사실 젊어서 '거칠게 놀아본' 남자였고, 깊은 욕망을 감추고 억눌러온 인물. 지킬은 급기야 갈등을 견디다 못해 양심적이고 교양있는 지킬 자신과 분리된 존재, 폭력과 잔인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쾌락을 좇는 하이드를 만들어낸다. 하이드는 지킬을 안전하게 지켜주면서도 지킬의 욕망을 모두 분출할 수 있는 기막힌 피조물이었다. 하이드로 살아온 날이 적은지라 처음에는 어린 모습이었던 하이드가 욕망을 실현시켜 나감에 따라 신체적으로도 성숙하고 강해지는 것도 흥미롭다.

지킬의 하이드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초상화 속 존재 모두 지킬과 도리언(화가 바질을 통해서)이 만들어낸 피조물 또는 요즘의 '아바타' 같은 존재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객이 뒤바뀌게 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동시대보다 조금 이후에 프로이트의 마음의 구조 이론이 나오지만, 이들은 모두 프로이트의 'ID(원초아)'같은 존재들이기도 하다.

지킬과 하이드의 대비는 인간 내면의 본성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영샘에 의하면 당대 런던이란 도시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공간적인 것이기도 하다. 상류층이 살고 있는 아름답고 정돈된 번화하고 질서있는 시가지와 함께 빈민굴이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이 지킬과 하이드에 오버랩될 수 있겠다. 런던 구시가는 우리가 시즌1 디킨스 소설에서 익히 접했다시피 복잡하고 더럽고 타락한 모습이었다. 지영샘에 의하면 아직 채 집을 허물지도 않고 그 위에 또 집을 지어서 집들이 뒤엉켜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하이드나 도리언 그레이는 그 빈민촌을 들락거렸다고 소설에 여러 번 서술되는데, 구체적으로 그곳에 가서 무슨 짓을 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 소설을 보면 그곳에 가는 것 자체가 그냥 '죄'인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아마도 당대 소설의 주된 소비계층인 상류사회에서는 그곳을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밖에 기억에 남는 중요한 의견으로는...

하이드는 순수하기에 오히려 악하다고 할 수 없지 않는가, 오히려 위선적인 변명을 거듭하는 지킬이야말로 악한 존재가 아닌가 라는...통찰이 있었고, 지킬의 위선을 요즘의 '미투'와 비교한 것도 절묘했다.


프로이트 이론이나 비슷한 주제의 도리언그레이의 초상같은 작품이 나온 것도 '빅토리아 시대'의 엄숙주의(피아노 다리조차 야하다고 꽁꽁사맸다는!)이면이 아닐지. 또 그시대는 '미투'의 한국사회와 비슷하지 않은지. 우리 안의 하이드를 누르기보다는 화해하여 함께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인간이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욕망에 휘둘리고 상처받고 죽어가는 나약한 육신을 가졌음을 인정할 때 하이드의 비극은 극복될 수 있지 않을까.


자기 안의 하이드를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그를 억누르고 박해하면 할수록 그는 강하게 반말하며 우리 자신을 점령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일듯. 빅토리아 시대가 영국이 강력한 제국주의를 구사하며 자본을 구축하던 시대였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강력한 국가는 개인의 삶을 강력히 통제하려 들 것이고,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방식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이 성(섹스)와 가족의 통제일테니.

강고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혈연주의의 지금의 한국과 빅토리아 시대는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같을까.


우리 안의 하이드를 가두고 박해하며 꽁꽁 싸맨다면, 어느날 그에게 된통 당하고 말거라는 걸.... 지킬, 너 정말 왜 그런 거야~~~!!!



아아... 다쓰고 보니 병속의 악마 이야기가 빠졌네요~~~

뒤에 나오는 병속의 악마도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미 기존의 이야기들 속에 자주 등장하는 테마들이라고는 하지만, 스티븐슨의 상상력의 세계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작품 모두 신비롭고도 강렬한 느낌으로 읽는 이를 사로잡는데, 유명한 정확한 묘사와 탁월한 문장력 때문이기도.

병속의 악마에선 마지막에 병을 팔지 않고 가져가는 주정뱅이가 갑이라는 결론에 흐뭇한 웃음을 나눴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일랜드 출신 스티븐슨은 금욕적인 칼뱅교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았고,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욕망은 죄이고, 그에 대한 벌은 유황불(지옥불?)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끔찍하게 나타난다.

욕망을 들어주는 병속의 악마를 원하고 원하면서도 또한 죄를 면하기 위해 악마를 누군가에게 팔아서 떠넘겨야 한다는 규칙은 뭔가 인생의 본질을 드러내주는 것 같은~!


한 가지 빠진 게 있는데, 하이드의 외모가 추하게 그려진 것이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외모가 매우 중시되는 것이 당대 식민지주의랑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그런 내용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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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양지님의 댓글

양지 작성일

우와, 후기 멋지네요, 특히 프로이트에 관한 현주샘의 설명!!!모임시간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는....다음 작품도 기대합니다 ^^

눈보라님의 댓글

눈보라 작성일

아~ 다시 읽다보니 지킬과 하이드의 대비와 런던 시가의 이중적인 모습이 왜 연결되는지 궁금했는데요... 지킬과 하이드는 문명과 원시성, 교양과  야만의 대비를 상징할 수도 있겠다 싶고요. 역시나 얘기되었지만, 서구사회에가 정복해나갔던 식민지의 야만성, 낯섬, 타자성 하고도 연결해 볼수 있을것같네요... 그런점에서 프랑켄슈타인박사와 그 피조물, 캐서린/히스클리프 와 에드거, 지킬과 하이드 이렇게 매치해 볼 수 있을듯합니다~~  이번 시즌 작품들 정말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