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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세미나 S1. 진화로 관계 읽기 <판다의 엄지> 4주차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보라 작성일21-06-13 01:05 조회9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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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판다의 엄지1장부터 10장까지 읽고 만났습니다.

판다의 엄지다윈 이후와 마찬가지로 스티브 제이 굴드가 <내추럴 히스토리(Natural History)>에 연재한 300편 글들 중 초기에 해당하는 31편의 글을 엮은 책입니다. 다윈 이후에서는 다윈 이후 100년이 지났음에도 다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인간중심주의적인 우주적 오만을 다뤘는데요. 이번 책에서는 좀 더 생물 개체가 알려주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 같았습니다.


판다의 엄지라니, 이번 책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서형이가 책제목이 왜 판다의 엄지인지 궁금하다고 했는데요. 판다의 엄지를 통해 진화, 그리고 생물의 역사에 대해 굴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어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다음의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진화의 증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환경에 가장 완벽하게 적응한 생물일 거라 생각했는데요. 이는 진화를 진보의 관점에서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환경에 적합하고 완벽한 방식으로 진보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뜻밖에도 다윈은 진화의 증거로 생물의 역사를 말해줄 수 있는 기이한 것이나 불완전한 것을 찾습니다. 세계가 계속해서 변해왔고, 그 변화에 맞춰 생물 개체 또한 변해왔다는 증거,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된, 영원불변의 존재가 아니라는 증거 말이죠.


현재의 관점에서 보기에 기이하거나 쓸모없어 보이는 생물의 흔적 구조는 과거 어느 시점에서의 쓸모라든가, 생물이 환경의 변화를 겪었음을 말해줍니다. 굴드가 주목한 판다의 꼴사나운 모양을한 엄지도 마찬가지인데요. 사실 엄지처럼 보이는 판다의 엄지는 엄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손목의 요골종자골이라고 하는 뼈가 커진 것인데요. 실제 엄지는 별도의 기능을 갖기에는 지나치게 특수화되어 있어서 대나무를 집기 위해 서로 마주보는 손가락으로 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나무가 주식인 판다는 일단 임시방편으로 손목뼈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판다가 대나무를 먹는 영상을 함께 찾아보았는데 임시방편치고는 무척 훌륭하게 작동되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들(?)도 반드시 지금의 방식으로 쓰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고요.


판다의 엄지를 읽으며 제가 생물을 목적과 설계에 맞게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낸 것으로 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그래서 재료가 설계를 만든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생물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완전하다는 것이 완벽하고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생물들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해가는 적응력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어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의 구분, 진화의 관점에서 본 미키마우스의 진화, 원자론, 환원주의 결정론적 태도에 대한 굴드의 분노 표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려운 내용들은 판다의 엄지처럼 임시방편으로 조각지성을 발휘해가면서 더듬더듬 이해해가면서요^^ 굴드를 만나 좋은 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굴드가 한 존재 혹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와 질문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자신과 반대되는 이론가 혹은 현재의 시점에서 기이하고 비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과학자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맥락을 섬세하고 성실하게 읽어내는 굴드의 태도에 감탄하게 됩니다. 유머와 더불어 굴드로부터 배우고 싶은 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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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단비님의 댓글

단비 작성일

판다의 엄지를 읽고 나서 나의 재료들을 다른 방식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보라언니의 생각이 재미있어요.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