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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身세계 세미나 시즌2] 3주차 후기 - 김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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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완 작성일21-07-17 00:40 조회1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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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신세계 세미나는 줌으로 진행됩니다. 화요일 저녁, 치과 예약이 있는 재성쌤과 다른 일로 바빴던 승우쌤을 제외한 나머지 열 사람이 전부 온라인 상에 모였습니다. 경덕쌤이 저희 세미나에 뉴페이스로 처음 참여하시기도 했습니다. 처음이신데 아주 활발한 참여를 보여주셨죠!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후반부를 다 함께 토론했습니다.

발제를 맡았던 제가 뽑은 토론 주제는 '공생'이었습니다. 린 마굴리스가 말하려는 '공생'이 대체 뭘까? 우리는 사회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조화롭게 공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 이야기에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때의 '공생'이란 각자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서로서로를 돕는다는 의미가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연계에서 박테리아들이 공생하는 장면은 이렇게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곳은 피 튀기는 전장입니다.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고, 제한된 자원을 두고 살벌하게 경쟁하죠. 그래서 단견으로 본다면 이들은 공생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경쟁자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굴리스의 시선을 따라서 시선을 확장해보면 이것은 또한 공생이 맞습니다. 한 종이 멸망한 자리에 다른 종이 들어설 여유가 생기고, 잡아먹힌 작은 박테리아가 소화되지 않고 포식자의 새로운 기관이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공생'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인정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금 나의 적이 영원한 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일 것입니다. 혹은 내 목숨을 잃는 순간 나머지 세계가 어떻게 되든 간에 그건 공생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공생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눠주셨습니다. 공생의 세계에서는 피아 식별이 딱히 없는 것 같다, 서로 다른 생명체가 합체되어 전혀 다른 존재로 변신하는 것 또한 공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지요. 우리는 사이가 나빠지면 무조건 공생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박테리아의 진화사는 멀리 떨어져서 조망하면 사이가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게 됩니다. 결국 개체의 좁은 시야를 뛰어넘어야만 자연의 공생을 이해할 수 있는 듯합니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논의 주제들이 많이 나왔죠. 발육부진이었던 원숭이가 그 부진한 기간 동안 지성을 발달시키면서 오늘날의 인간에 이르렀고, 그렇다면 부진함이 어떤 맥락에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여백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박순쌤은 과학자 린 마굴리스의 재치있는 표현들에 주목하셨고, 특히 인간이 영장류 중에 유일한 육식주의자라는 말이 정말 그런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시하셨어요. 이 부분은 다음 시간까지 저도 다시 한 번 찾아볼 생각입니다.

재훈이는 박테리아의 번식에서 두 가지의 성, 즉 Sex와 Gender의 차이를 보고서 '유성생식' 외부의 세계가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성적 결합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족의 형태가 그래도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룰은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들에게만 통한다는 것을 본거죠. 게다가 린 마굴리스가 말한대로 Sex는 유전자 조합에 차이를 주는 활동인데, 삶의 패턴을 바꿔버린다는 의미에서 '공생' 또한 하나의 '의사-성 parasexual'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실제로 유전자를 바꾸지는 않더라도 이후 세대의 행동 패턴에 (후성유전학을 보면 후천적으로 습득한 정보가 유전이 되기도 합니다)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인간 사회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비정상'이라고 치부하는 가족의 형태도 얼마든지 '번식'하고 '생식'할 능력이 있지 않을까요?

도연쌤은 <마이크로 코스모스> 막판 부분이 감동적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시간 50분 내내 재미없고 지루하다가 마지막 10분 부분에서 감동의 도가니를 만드는 영화와 같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좀더 말랑말랑한 과학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ㅎㅎ... 과학의 세계에서 이 정도면 아주 말랑말랑한 편이랍니다! 믿어도 좋아요~

과학이 낯선 이유는 이것이 일종의 외국어이기 때문이에요. 한국말로 쓰여도 한국말이라고 볼 수 없죠. 그러나 과학은 세상을, 그리고 특히 우리 몸을 바라보는 유익한 언어입니다. 아이들이 언어를 배울 때 비로소 인간 세상과 접속을 하듯이, 과학의 언어를 익혀야만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디테일들을 알아야 우리의 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온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지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이 내 세상이 되며, 그 세상만큼 마음이 커질 테니까요! 


저희는 다음 시간까지 <면역의 의미론>을 읽고 만납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다음 주 소담이 발제와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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