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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년 백수 김지형입니다.
올해 남산강학원에서 새로운 세미나가 열렸는데요! 바로 부킹장자입니다.ㅎㅎ
한 번도 클럽을 가보지 않은 문쌤과 윤하쌤이 클럽에서 놀 듯이 장자를 공부하자고 해서 나온 컨셉(?)입니다.^^ 과연 이곳에서 장자를 공부하면서 장자와의 부킹을 성공할 수 있을지?! 아주 기대가 됩니다.ㅋㅋㅋ 부킹에 성공만 한다면 뭐든지 물어볼텐데 말이죠.ㅎㅎ
이번에 제가 후기를 쓰게 된 것은 제가 발제자였기 때문인데요. 이 일주일이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장자의 핵심 사상인 제물론편을 발제를 했기 때문이죠. 제물론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였습니다. 제물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만물은 하나다’ 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애써 나누고 있었던 모든 구별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삶과 죽음, 미와 추, 선과 악, 긴 것과 짧은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등등 이 모든 것들은 사실 하나였다는 것이죠! 이게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냐면 ‘이게’ 있기에 ‘저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이 있기에 악이 있을 수 있고 악이 있기에 선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사실 이 세상에서 악이라는 것이 사라진다면 선이라는 개념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옳음과 그름 또한 서로가 서로를 낳는 개념인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이 제일 헷갈렸어요. 우리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옳음에 근거하며 살아갑니다. 나의 옳음이 있고 상대의 옳음이 있죠. 그리고 나의 옳음이 있기에 상대의 옳음은 나에게 그름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시비(是非)가 생깁니다. 그런데 장자는 시비가 하나라고 했으니 시비를 나누면 안 되는 걸까요? 아니면 나의 옳음이 있고 너의 옳음이 있으니 그냥 각자의 옳음을 행하면 된다고 말하는 걸까요? 이 부분이 제일 어려웠죠.
그래도 제 나름대로 결론을 내보기는 했는데요. 동양의 핵심 사상 중 하나는 변화입니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죠. 자신의 옳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옳음이 언제나 고정되어 있지는 않죠. 그리고 보통 나의 옳음이 변할 때는 다른 사람의 옳음을 만났을 때 변합니다. 물론, 내 옳음이 상대의 옳음을 변화 시킬 수도 있죠. 이렇게 계속 변하는 것, 옳음과 그름이 순환하면서 계속 변하고 이것을 알고 이런 순환 속에서 사는 것이 장자가 말하는 시비가 하나라는 것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일 뿐이죠.ㅎㅎ
이 발제문을 가지고 세미나에 가서 같이 이야기를 해보니 제가 하나를 빠트린 것이 있었는데 장자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 일은 모두 상대적이므로 그래서 성인은 그런 방법에 의하지 않고 그것을 절대적인 자연의 조명에 비추어 본다. 그리고 커다란 긍정의 세계에 의존한다.(『장자』, 안동림 역주, 59쪽, 현암사)
긍정의 세계에 의존한다! 문쌤은 저의 발제문에 변화라는 것이 너무 전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변화할 것이다’ 라는 것이죠. 그런 것이 아니라 한 번 나의 옳음이 변화 했을 때 이 옳음으로 평생 간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했습니다. 변화한 자신의 옳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사는 것이죠. 그래야 좀 더 장자적일 것 같다고 말이죠. 더 장자적일 것 같다 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으나(^^;) 이런 것이 장자에서 말하는 긍정의 세계일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사실 장자의 제물론이 너무나 크고 어려워서 세미나 하는 내내 각자의 추리(?)를 이야기하는 장이 었습니다.^^ 그 누구도 답을 알고 있지 않았고 애초에 장자에 답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러면서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죠.
내가 옳다고 고정되어 있을 때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내 안의 옳음을 버리는 것이 ‘오상아(나를 잊어버렸다)’이지 않을까? 남을 나의 옳음으로 변용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야 하는 게 아닐까? 등등 여러 추론들이 나왔습니다. 이 중에 뭐가 정답이고 틀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시비를 나누고 있네요^^;) 그래도 장자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ㅎㅎ
저는 감이당에 와서 주역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던 저는 자연스럽게 유가사상을 많이 접했는데요. 이렇게 도가사상을 공부 해보니 확실히 유가와는 다른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술을 하는 저에게는 무술과도 많이 연결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ㅎㅎ 그래서 되게 재미있어요! 제물론편은 너무 어려워서 잘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다른 편들이 제물론처럼 어렵기만 하지는 않겠죠?ㅎㅎ 다음 주에는 어떤 장자를 만나게 될지 궁금합니다~
어슬렁, 어슬렁 한가로이 놀으라고 하는 장자를 아주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문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