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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읽기세미나]s.2 1주차 발제 /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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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달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6-17 07:11 조회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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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_신화:월터옹.hwp






구술문화의 반복되는 언어


월터 옹은 언어의 구술성과 문자성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고, 문자가 생겨났을 때 인간의 정신과 사고방식 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구술과 문자 사이에는 연속성이 아니라 깊은 단절이 있다. 구술을 단순히 문자가 결여된 상태, 문자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없으며, ‘말을 하다보면 글을 쓰게 된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세계에는 ‘쓰기’로 이행하지 않은 언어가 더 많다.

우리는 이제 구술문화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구술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쓰고 있는 도구인 언어의 지반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글이 있으려면 말이 먼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말이 문자 이전에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 인간이 문자와 함께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구술 문화의 언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2장에서 옹은 밀먼 패리의 호메로스 『오디세이』 연구를 통해 구술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자로 쓴 ‘문학’을 다루듯이 구전예술을 다루게 되면, 실제 텍스트와 간극이 생기게 된다. 패리 이전의 기존 『오디세이』 연구들이 그래왔는데, 이를테면 호메로스를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시인이라고 생각하는 등, 각자 자기 시대에 좋다고 생각되는 면들만 구전 예술에서 끄집어내곤 했다. 그런 때에 프랑수아 에드랭(17c)의 비판적인(?) 연구가 있었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줄거리가 형편없고,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도 빈약하며, 윤리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기피해야 할 작품으로, 나아가 호메로스라는 인물은 절대 실존하지 않았고 그의 작품으로 되어 있는 서사시는 다른 사람들의 시를 짜깁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월터 옹,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예출판사, 52쪽)


에드랭의 연구에서 우리는 구술성의 특징을 읽어낼 수 있다. 먼저 줄거리가 “형편없”을 수 있다. 구술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반복’이다. 획득된 지식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특정 구문, 특정 주제는 정형화되어 ‘덩어리’로 반복된다. 따라서 매번 새로운 줄거리를 창조해내는 ‘문학literature’의 입장에서 구전 예술의 줄거리는 단조롭고 상투적으로 보일 수 있다.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가 빈약하다고 하는 데에서는 구전 예술에서 등장인물의 독특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시를 짜깁기한 것이기 때문에 호메로스는 실존하지 않는다고 하는 데에서는, 구전 예술에서 ‘작가’의 고유성 따위가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 언어의 용법이 다른 것이다.

구술문화 언어는 ‘말하기speech’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듣는 자들과 말하는 자 사이에서 발화되고 사라지는 일종의 사건이다. 말하는 자는 듣는 자들과 자신이 하는 말과의 관계와 때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진다. 따라서 ‘호메로스’는 발화된 순간에만 중요하지 다음 발화에서의 호메로스는 이전의 호메로스와 다른 호메로스가 된다.

상투적인 표현을 멀리하고 독창적인 언어를 지향하는 문자문화와는 달리 구술문화에서 말은 ‘집단적 회상’에 참여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말은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되풀이 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전통적 지혜에 접속하고 그것을 체현하는 신성한 일이었다.

여기에서 문자문화의 사람들의 눈에는 모순으로 보이는 것이 발생하는 것 같다. 과거의 것을 반복하지만 그것이 매번 새로운 말이 된다는 것이 그렇다. 문자문화에서는 언어가 고정되어 있어 매번 새로운 말을 만들어야(문자문화는 구술문화에 비해 훨씬 많은 어휘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구술문화에서는 정해진 구문으로 다른 많은 것들(시공간, 음율과 표정 등…)과 함께 말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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