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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읽기세미나s3-4 / 『황금가지2』 / 5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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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즌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0-20 17:13 조회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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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56.hwp


재앙의 공적 추방 - 재앙은 과연 추방 되었을까

 

자연현상을 정령의 형태로 인식하거나 정령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여긴 원시인들은 정령 군단들을 몰아내어, 사회를 해치는 재난에서 벗어나고 집단적 슬픔들을 즉시 제거하기 위해 재앙을 전이하는 공적인 관습을 수시적, 연례적으로 가졌다.

자신에게 덮쳐오는 재난, 손실, 고통을 적들의 주술 탓으로 돌릴 수 없는 경우, 정령들의 원한, 노여움, 변덕 탓으로 돌려 정령 패거리들을 한데 묶어 추방하는 시도를 했다. 모든 재난을 없애려는 노력은 악령이나 망령들을 대대적으로 사냥하거나 소통하는 형태를 취했다. 이들을 털어낼 수만 있다면 행복한 삶을 향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원시인들은 재난의 원인을 악령들의 탓으로 여겨 악령을 강제 추방하고 재앙을 대청소하면 만사가 다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동체의 누적된 재앙을 추방하는 공적 시도는 직접적, 무매개적 추방과 간접적, 희생양을 통한 추방으로 두 종류가 있다.

직접적, 무매개적 추방으로 악령 몰아내기, 악령 묻기 등이 있다. 질병이나 가뭄, 흉작 따위의 모든 재난을 악령 짓이라 생각한 원주민들은 재난이 닥쳐오면 악령을 몰아내기 위해 다 같이 뜀박질하며 절규하고 저주하고 포효한다. 그러면서 몽둥이로 허공을 후려치고, 그 재난의 원인이라 여겨지는 악령을 내쫓는다. 재난이 일어난 장소에서 한걸음 한 걸음 악령을 바다 쪽으로 몰고 가서 해변에 도달하면 악을 쓰며 포효한다. 그러면 악령이 바다로 퇴각한다고 여겼다. 또는 큰 구덩이를 파고 그 둘레에 부족 전체가 모여 악령을 저주하며 구덩이를 메우고 악을 쓰며 짓밟는다. 악령이 집에 달라붙어 있는 것으로 간주될 경우 꽹과리나 북소리로 장단을 맞춰 칼로 허공을 찔러 대기도 한다. 그러면 공포를 느낀 악령들이 창문을 통해 도망친다고 여겼다.

재앙의 추방은 일시적인 행사에서 매년 한 차례씩 정해진 시기에 악령 추방의식 행사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쌓여 온 모든 나쁜 영향에서 벗어나 새롭게 인생을 출발할 수 있도록 연례적 관습이 되었다.

물론 추방 할 수 없는 재난도 있다. 그럴 경우 도망치기도 한다. 병마를 집에서 추방하는 대신 환자 속에 거하도록 남겨둔 채 반대로 사람들이 도망쳐 악령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피하는 행위이다. 천연두가 악령 때문에 생긴다고 여겨, 이 병이 유행하면 환자를 그대로 놓아둔 채 모두 도망친다. 무서운 병마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무기로 허공을 휘두르며 자기 주변에 물을 뿌린다. 그렇게 하면 무서운 병마가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한다고 여겼다. 도망침으로써 액땜하기도 한다.

재난, 역병 등의 재앙을 공적으로 추방 한다고 해서 재난이나 역병이 정말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난은 여전히 원시인들을 덮치고 역병도 계속 돈다. 하지만 재난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행하던 재앙의 추방 의식이 연례적으로 모든 주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방식으로 악령 추방의식으로 발전해서 거행되는 이유는 추방 의식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재난이나 역병은 수시로 찾아오고 원시인들은 그것들을 몸소 겪어야 하지만 달라지는 건 환경이 아닌 그들의 관점과 태도일 것이다. 재난과 역병은 계속 되지만 그러한 환경 속에서 계속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한 맷집을 기르고 승리의 기분으로 전환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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