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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생 철학학교

더듬거리며 내 언어로 말하고, 내 발로 삶을 걷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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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학교 마지막 에세이 쓰기, 한 번 더 쓰기의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철수 작성일21-01-10 16:48 조회319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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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를 찾아보니 2020년 2월 1일 OT를 했었네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한 폐렴이라고 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겪은 것들은 대단한 것들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휴강도 있었고, 어느 순간부터 줌으로 수업을 하는 것도 감사하게 여겨졌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오프라인의 강열도가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더군요.

중간에 함백엘 간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일치기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 저녁에 나왔던 길에 쏟아지던 그 비도 생각이 나네요.
그 골짜기의 퍼렇던 물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그 때가 오프라인으로 정희샘을 마지막으로 본 날이 아니었나 싶어요.
참 그 때 점희샘이 저에게 선물하신 스타벅스 커피는 아내랑 잘 먹었어요.

같이 시작하고 끝까지 같이 못했던 분들, 정희샘, 수정샘, 석영샘.
아쉽지만 그래도 각자 자기 자리에서 생활들을 잘 꾸려나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성탄절까지 글을 적고 26일 에세이 발표...
천개의 고원과 그와 엮인 글들을 읽어온 것들을 4500자에 실어보내기.
여지없이 실패하기. 그래도, 지난 번보다는 좀 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만 더 나가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도 같이 했습니다.
에세이가 끝이 나면 그 글은 뒤도 돌아보지 않는 성격인데... 뭐가 동했는지...
샘들에게 같이 조금 더 쓰기를 제안했더랬지요.
그래서, 딱 2주만 더 해보자고. 그리고는 털자고 꼬셨는데...
지안샘, 목인샘, 주영샘, 소담샘, 호정샘, 나.
6명이나 모였습니다.
12월 26일 어떤 코멘트를 받았었는지를 정리하고 두 번 더 쓰고, 합평은 마지막 한 번 하는 걸로 약속을 했습니다.

어제 마지막 모임을 했습니다. 
오후 1시에 시작해서 6시를 넘어서 마쳤습니다.
각자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들을 이야기하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어떻게 해나가면 좋겠다는 말들을 공유하고...
각자가 풀어놓은 뜨거운 이야기들...

최종에세이 5주와 뒤이은 2주, 총 7주에 걸쳐서 한 편의 글을 쓴 셈인데...
이 경험을 하고 나니, 들뢰즈/가타리가 '우리가 썼다'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알겠더군요.
누구의 originality인지가 중요해지지 않는 지점, 서로 밀고 밀리면서 한 발자국씩 나가는 과정,
참으로 값진 겪음이었습니다. 이 겪음은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니라는 거...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재겸샘, 줄자샘, 은경샘, 희영샘, 미자샘, 순이샘, 영신샘, 지안샘, 목인샘, 호정샘, 소담샘, 주영샘...
일년동안 같이 공부해서 참 좋았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토요일을 오롯이 다 쓰면서 보낸 시간이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참 안 밀리는 노새같은 학인들을 끄집고 일년동안 길을 터주신 근영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1년에 같이 공부할 분들도 있고, 각자 공부의 자리를 계획들을 한 부분이 있어 20년만큼 자주는 보지 못하겠으나,
서로의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덧1. 참 부질없는 말일 수도 있겠으나, 코로나 단계가 좀 떨어지면... 못한 뒷풀이는 한 번 해야하지 않을까요?
덧2. 이번 수업에서 끝까지 같이 하시다가... 코로나 검사 때문에 마지막 발표를 빠지신 영신샘이 가장 안타까왔습니다.
제대로 인사도 못했네요.
덧3. 어제까지 마무리한 제 글은 숙제방에 올립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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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예민한코끼리님의 댓글

예민한코끼리 작성일

철수샘의 일생 철학학교의 정말 최종 후기를 보면서 마지막을 한번 더 실감합니다.
철수샘은 읽생 철학 학교에서 별명이 가장 많으신 분이었는데요,
철수샘의 후기를 읽으며 다시 별명을 하나 더 얹고 가고 싶네요.
공부하는 사람 철수, 시인 철수(왠지 위 글이 시처럼 느껴져서요.)
철수샘의 후기를 보니 갑자기 시 한편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을 보면
헤어짐을 슬퍼하던 화자가 이 슬픔 자체가 헤어짐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는
확 정신을 차리는 대목이 나오거든요.
토요일마다 니체, 들뢰즈를 함께 읽고 함께 써 왔던 샘들
앞으로도 늘 같이요~
2021년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들 더 많은 공부 복 지으시길 바랍니다.
철수샘! 2021년도 고전반에서 잘 부탁드립니다~

철수님의 댓글

철수 댓글의 댓글 작성일

시인이란 타이틀이 매력적이고 탐이 나는 건 사실.
탐이 난다고 다 가질 순 없지요...
그래도, 그런 별명을 얹어 주시는 은경샘. 고맙습니다.
21년 수업에서도 잘 부탁드립니다.

푸른달님의 댓글

푸른달 작성일

ㅎㅎㅎㅎ 1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철수 남병정게 덕분에 얼떨결에 다시쓰기도 합류하고 뜻깊게 좋은 마무리하였습니다.
철학학교 1년의 모든 이것임들에게 감사를!

철수님의 댓글

철수 댓글의 댓글 작성일

고맙습니다. 드라마 도깨비 마지막회 같으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