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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쑥쑥조] 시즌10 <낭송 토끼전/심청전> 후기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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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끈끈이대나물 작성일21-01-18 09:39 조회1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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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년을 넘게 달려온 청백전,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마지막 세미나의 후기를 쓰게 된 한결입니다.

비록 저는 청백전을 잠깐 거쳐갔을 뿐이고, 특히 일요청백은 마지막 시즌의 중간부터 함께했지만, 덕분에 푸르스트를 만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제가 시즌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일요 청백에 편입(!)했던 이유는 제게 감동을 준 어떤 책 한 권 덕분이었습니다. 오선민 선생님께서 풀어 쓴 잃시찾에서, 푸르스트에게 있어 글쓰기란 어떤 의미였는지 설명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는 표현할 수 있는 문체만큼의 다양한 세상이 존재한다고 여겼고, 그래서 다양한 문체를 연습하고 창조하면서 세상을 세밀하게 감각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어떤 문체를 하나 익히면 세상을 그런 문체로 바라보는 시선을 하나 갖게 되는 것이고, 또 그 문체로 표현되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지요.

그렇게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조형했던 존재의 예술가 푸르스트. 그런 의미에서 그가 일생동안 남긴 단 하나의 작품인 잃시찾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쓴 소설이라기보다, 예술가로서 자기를 벼렸던 훈련의 흔적들을 보여주는 기록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문체를 보고 있자면 부단히 힘이 들고 긴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쓰며 자신의 사유를 다듬고 깎고 있을 그의 모습이 글 너머로 비치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짧게나마 푸르스트의 문체를 만날 수 있게 해준 세미나와 세미나를 준비해주신 일요청백전 매니저들께 감사의 마음 전하면서, 청백전 그 마지막 세미나 후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


 

오늘 읽은 책은 낭송 토끼전/심청전입니다. 북드라망 출판사의 낭송책은 각각 목, , , 수 기운의 네 가지 테마로 나뉘는데요, 이번에 읽은 책은 지혜와 유머를 가득 머금은 수()기운의 책입니다. 용궁과 바다가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고 이야기 속 인물들의 유머와 재치가 넘치니, 과연 수기운의 책으로 손색이 없더군요.

낭송책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서문이 너무나 감동적이라는 겁니다. 호정샘 인상적이었던 서문 한 구절을 나눠주었습니다.

 

물은 또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남들이 꺼리는 비천한 자리를 향해 제 발로 걸어 들어간다. 낮은 곳을 채우며 주변을 윤택하게 한다. 그러면서 만물을 길러 낸다.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 이것이 물의 덕이다. 그런 점에서 심청 역시 물에 부합하는 지혜의 소유자다. 어려서부터 아비를 봉양하고 인당수의 제물되기를 자처한 것, 자기를 낮추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심청은 스스로를 낮추며 주변을 높였다. 그 마음이 천지를 감화시켜 심봉사를 비롯하여 세상 천지 봉사들의 눈을 모두 뜨게 했다. ( 구윤숙, 손영달 풀어 읽음 / 낭송 토끼전/심청전/ 북드라망 / 12)

 

여기서 저는 자기를 낮춘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양보하거나, 좋고 높은자리를 사양하고,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행동을 하고, 나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고, 그리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 등을 겸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중요하게 여겨서 의식적으로 이렇게 행동하려고 했고, 그래서 스스로 나는 겸손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뜩, 스스로 자기는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정 겸손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스스로 나는 겸손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옳은 행동을 했다 하는 마음을 남기고, 나는 바르고 고상한 사람이라는 오만한 마음을 남기고 있는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진정 겸손한 사람은 누군가가 당신은 겸손한 사람입니다라고 하면 무슨 소리요?!?’ 혹은 그런가요??’라고 반응하지 않을까요?

 

이런 저의 질문에 호정샘은 133쪽 심청의 말을 인용하면서, 호정샘이 느낀 심청의 겸손함에 대해 얘기 나눠주었습니다. 심청이가 팔려가기 전날 밤 잠든 아버지를 보며, 자신이 아버지를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다 주어서 이제 자기 없이 아버지 스스로 밥 빌어먹을 다리 힘도 없고 길도 못 찾을까봐 걱정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사실 이전에도 심청이는 아버지를 위해 밥을 빌어다 준 것인데, 자신이 떠나고 없이 혼자 살 아버지를 생각하니 이전의 자신의 행동이 이젠 되려 아버지에게 도움이 안됨을 안타까워합니다. 만약 저라면 내가 예전에 아버지를 위해 이렇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제 공을 챙기고 주장하고픈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죽기 직전까지도 심청은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으로 가득했고, 때문에 이전의 자신의 행동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 아버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만을 생각합니다. 자신이 한 행동에 그 어떤 보상심리나 했다하는 마음을 남기지 않습니다. 호정샘은 이런 나 없는 마음, 나에서 벗어난 마음에서 진정한 겸손함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심청전과 토끼전을 읽으며 재밌었던 부분을 함께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낭송을 하니까 심청전과 토끼전의 언어를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그 언어에 담긴 꾀와 유머, 그리고 하심이 물처럼 스며드는 것 같은 시간이었답니다.^^

 

이것으로 일요 청백전 시즌 10 마지막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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