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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쑥쑥조] 시즌10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후기 (96/100)

게시물 정보

작성자 남산호저 작성일21-01-19 07:54 조회209회 댓글0건

본문


안녕하세요 청백전 마늘쑥쑥조의 호정입니다!

뒤늦은 후기 올립니다.^^;;

 

대망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지막 11!

그 중에서도 중간에 걸쳐 있는 부분은 가장 아름답고도 오묘한 대목이었답니다.

프루스트의 예술론을 엿볼 수 있었던, 정말 밑줄 치고 싶지 않은 데가 없어서 난감했던!

멋진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는 장이었지요.

 

이 날의 발제는 어쩜 딱 어울리게도 장정열씌가 맡아주었습니다. ~!~!

예술소울을 지닌 장정열씌 역시 이 부분에 반해 글을 신나게 써왔어요. ㅎㅎ

덕분에 저희도 그 예술열기를 느껴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정열씌는 프루스트가 참된 예술이라 말하는 부분을 인용문으로 가져왔지요.

바로 이 부분입니다.


 

우리의 자존심, 정열, 모방심, 추상적인 예지나 습관 등에 의해서 하는 작업이야말로 참된 예술이 바로 타파해야 할 작업이며, 참된 예술이 우리로 하여금 뒤따르게 하는 쪽은, 이와는 반대로 되는 방향으로의 진행이며,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 우리 모르게 누워 있는 깊은 속으로의 복귀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국일미디어, 291)

 


인용문에도 정열씌가 등장해서 인상깊었어요 ㅎㅎㅎㅎㅎ

하지만 프루스트가 말하는 참된 예술이란, 우리가 으레 생각하듯 자존심, 정열, 모방심, 추상적 예지 및 습관 같은 것들에 의해 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말하지요.

그것이야말로 타파해야 할 작업이라고 말이에요.

프루스트는 그런 것들이 오히려 우리의 참된 인상을 덮어 감춘다며 그러한 인상들 위에서 나오는 판에 박은 말 같은 것들이 얼마나 예술을 방해하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과 정반대되는 작업이 바로 예술이라고 하는데요.

 


예술 덕분에, 오직 하나의 세계, 곧 우리 자신의 세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늘어나 가는 세계를 보고, 또 독창적인 예술가가 많으면 그만큼 더 많이, 우리의 뜻대로 되는 세계, 무한 속에 회전하는 숱한 세계 이상으로 서로 다른 세계를 갖게 된다.요컨대 이토록 복잡한 이 예술이야말로 살아 있는 유일한 예술이다. 이 예술만이 우리 자신의 삶을, 남을 위해서도 표현하고,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보여준다.  관찰될 수 없는 생활, 관찰되는 외관은 번역되고, 간혹 거꾸로 읽히고, 필경에는 고심 끝에 판독되는 삶이다.

(같은 책, 290)

 


프루스트는 물질?경험?언어 밑에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 예술이라 하면서, 그것은 우리 자신의 세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프루스트가 쓰고 또 쓴 이 열한권의 책이 바로 이러한 예술이구나 하고 여러 차례 감탄했어요.

예술은 자존심이나 습관 같은 것들이 우리에게 만들어내는 인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관찰될 수 없는 생활”, 프루스트가 보여준 대로 한 인물이란 차원을 지우고 봤을 때 어떤 흐름적 존재로서 온갖 흐름들을 생성시키고 있는, 그 위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 그것이 곧 살아있는 유일한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단지 한 인물이 그 인물로서 이렇게 생각했고 저렇게 행동했다 하는 것만을 나타내는 게 아닌

그 인물 안에서 어떤 습관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그 습관은 어디로부터 왔고, 그것은 존재를 어떻게 만들고

이런 것들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정말 많이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한 사람을 이렇게까지 다양한 결로 볼 수 있는지 참 놀라웠습니다!

짱정열씌는 이제 정열을 내려놓기로 했다는 후문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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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예술

 

프루스트는 우리가 오직 예술에 의해서만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술을 통해서만이 우리가 보는 우주와는 다른 우주, “달세계의 풍경만큼이나 우리가 모르고 말았을 우주에 관해서다른 사람이 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이다. 예술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세계밖에 보지 못했을 텐데, 독창적인 예술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나와는 다른 세계를 만나고, 갖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를 빛나게 하는 중심, 예를 들면 렘브란트나 페르 메르와 같은 화가들이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도(수 세기 뒤까지도) 이런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세계에서 보내는 특수한 광선을 우리는 만날 수 있다. 그들 덕분에 우리의 뜻대로 되는 세계가 아닌 서로 다른 세계를, 그 무수한 다른 세계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의 예술은 내가 기존에 생각했던 예술과는 조금 다르다. 그림을 그리는 것, 춤을 추는 것, 노래를 부르는 것, 소설을 쓰는 것 등 예술적인 행위 자체보다도 그 행위를 하는 그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참된 예술이 된다고 한다.

 

우리의 자존심, 정열, 모방심, 추상적인 예지나 습관 등에 의해서 하는 작업이야말로 참된 예술이 바로 타파해야 할 작업이며, 참된 예술이 우리로 하여금 뒤따르게 하는 쪽은, 이와는 반대되는 방향으로의 진행이며,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 우리 모르게 누워 있는 깊은 속으로의 복귀이다.(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되찾은 시간, 국일미디어, 291)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존심이나 벅차오르는 정열에 기반해서 하는 작업, 누군가의 예술을 모방하거나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하듯 하는 작업은 똑같이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소설을 쓰는 같은 행위임에도 예술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참된 예술이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마주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나 우리의 자존심, 정열, 습관 등이 우리가 삶이라 부르지만 실은 잘못 알고 있는 그 삶을 위해 실제적인 목적 등을 쌓고 있을 때 우리 마음속에서 하는 작업과는 정반대적인 작업”(290)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받는 모든 인상은 두 겹인데, 한 겹은 그 대상에 있고 다른 한 겹은 우리만이 알아볼 수 있고 우리 마음속에 연장되어 있는데, 그 다른 한 겹을 우리는 등한시하지만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집착해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 다른 한 겹을 규명하기 위한 피나는 정진만이 우리에게 만족을 주고 슬픔을 치유시키는 창작력이 풍부한 정진인 것이고, 이를 통해 참된 예술이 된다.

이러한 예술을 하는 데는 온갖 종류의 용기가 필요한데, 우리가 가진 소중한 환상과 스스로 만든 객관성에 대한 믿음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면, “‘그녀는 매우 사랑스러웠다느니 하는 말로 100번이나 자신을 달래는 대신, 그 반대쪽, 나는 그녀하고의 포옹이 즐거웠다고 꿰뚫어 읽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291)라고 프루스트가 말하는 것처럼, 본능이나 감정에 지배되지 않고 올바르게 보고 판단하는 능력으로 비추어보고 과거의 경험을 지적으로 다루는 수고를 거친 끝에 누구나 느끼는 그것을, 우리가 과거에 느꼈던 그것을 분간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프루스트는 예술 작품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예술 작품을 구성하기 위한 재료는 우리의 몸 안에 있다. 우리가 겪은 괴로움과 너절한 쾌락이 모두 작품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학 작품의 재료 모두가 나의 지나간 삶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 몸을 통해 저장된 하찮은 쾌락·게으름·애정·괴로움 안에 싸여, 이런 재료가 내게로 왔다는 걸, 식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온갖 양분을 보존해 두는 씨앗만큼도, 내가 그런 재료의 장래나 생존마저도 짐작하지 못했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같은 책, 295)

 

프루스트는 문학 작품의 재료는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지나간 삶이었다고 말한다. 작품 속에는 이렇게 우리 안에 있는 하찮은 쾌락과 게으름, 애정, 괴로움들에 싸여있던 그 재료들이 녹아있고 이렇게 싸여있던 재료들을 통찰하는 지성을 거쳤기에 문학 작품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인간을, 타인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런 예술 작품이 참된 예술이 되는 것이라고 프루스트가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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