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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청년 학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즌1에 이어 올해 시즌2까지 함께 하게 된 보경입니다^___^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니체와 장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장자는 지난 시즌에도 한 번 들은 적이 있는데, 지난 시즌 배움에선 장자라는 사람과 사유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면 이번 수업에서는 전해 내려져 오는 장자 이야기, 글을 통해 장자 철학에 대해 배웠습니다. 소요유에 이어 제물론까지! 공자는 사람에게 보편적인 마음이 있다, 나와 타자는 동일한 기반이 있다는 인간의 공통성에 기대어 이야기를 했다면, 장자는 '나와 타인이 같은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혼돈 그 자체에 대한 긍정을 사유했다고 합니다. 무용과 무용지용, 조삼모사 이야기를 통해 장자는 옳고 그름으로 나뉘면서 발생하는 소외를 부정하고, 버리고 해체함으로써 더불어 양행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장자의 사유는 들을 때마다 낯설고, 놀랍습니다. 명쾌하게 알려주지도 않고, 묘합니다. 뭔가 이야기 하고 있는데 저게 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알 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분입니다(집착) 작년에도 유독 장자 이야기가 마음에 확 들어왔는데, 올해도 장자 이야기에 눈과 귀가 열립니다. 나와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만날 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 좋겠다.' '저 생각은 틀렸다!'는 마음이 올라오고, 그게 갈등 상황에서는 강하게 작동합니다. 함께 더불어 살 때 그 지점에서 스스로 자꾸 넘어지는데, 장자 선생님이 그 해답을 찾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다양한 색이 어우러지는 공동체, 스스로 자기 생을 살리는 삶이 가능할까요? 장자 선생님께 더 기대어 보겠습니다.
니체 이야기도 강렬했습니다. 가장 쏙 들어왔던 이야기는 '망각'이었습니다. 외적인 자극을 소화시키지 못하면, 망각하지 못하면 현실을 도피하고 상처로 남는다고 합니다. 소화를 잘 시키면 의식되지 않습니다. 망각합니다. 소화를 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의식되고, 망각되지 못하는 채로 남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비난할 대상을 찾고, '너는 악하다'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때문에 모든 걸 기억하는 사람은 위험합니다. 망각은 축복입니다. 농담처럼 망각은 축복입니다~ 고 말하고 다녔는데, 생각해보니 모든 걸 소화하는 사람은 참 자유롭겠구나 싶네요.
계몽의 시대 세미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왜 이제 읽었을까요. 이 책을 읽고 '근대'에 대한 개념이 들어왔습니다. 저에겐 마지막 퍼즐같은 책입니다. 시공간, 관계, 민족 등 다른 책을 읽을 때마다 궁금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근대 사유가 들어오고 끊어졌던 길이 이어졌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더 풍성하게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