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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청백전 마늘쑥쑥조] 시즌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1 발제 (54/100)

게시물 정보

작성자 자연자연 작성일20-01-15 14:37 조회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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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의 사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권의 첫 시작, 2부의 제목은 스완의 사랑이다. 스완이 오데트라는 이상형과는 멀고도 먼, ‘속된 아름다움의 소유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다. 정화스님은 여자는 남자의 냄새에, 남자는 엉덩이와 허리의 비율이 1:0.7이면 누구에게나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하셨다^^. 이상형이고 뭐고 그런 건, 실제 사랑에 빠질 때 아무 소용이 없는 거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 대한 섬세한 이야기. 이번 편에서 이 지점을 주목해보자.

 

사랑은 음악(악절)을 타고

오데트 드 크레시. 처음 스완의 눈에 별로 특별함 없는 여자였다. “어쩐지 차가운 아름다움, 마음속에 욕정을 불러일으키기는커녕, 오히려 일종의 육체적 염오의 정을 일으키는 아름다움에 속하는 여인, 남성에겐 저마다, 그 유형은 다르지만, 관능이 요구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타입의 여인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여인 중의 하나로 보였다고 한다. 다음에 만날 때는 기억도 없었던 그녀의 얼굴을 다시 마주치고, 기억에 없었기에 또 새롭게 실망을 했다.(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겠지?) 스완은 정말 어떤 감흥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베르뒤랭네의 저녁식사에 스완, 코타르 의사 부처, 젊은 피아니스트와 그의 숙모, 화가 등이 함께 했다. 베르뒤랭씨와 베르뒤랭씨의 부인이 소나타를 치네 마네 옥식각신 할 즈음, 스완은 피아니스트의 연주소리에 커다란 기쁨에 휩싸인다. 그는 이 악장에서 미지의 사랑 같은 것을 느낀다. 특별한 쾌감을 통해서만 인식될 뿐,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사랑이란 이렇게 찾아오는 건가? (37~38p 읽기) 이 소악절에 대한 기쁨, 그 기쁨과 함께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랑의 시작을 음악적으로 묘사하는 이 지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나 잡아봐라~”하는 숨바꼭질 같기도 하고. 사랑에 빠질 때, 어쩔 줄 몰라 하는, 애태우는 감정 같기도 하고^^

 

느릿한 한 줄기의 리듬으로, 그 악절은 스완을 처음에 이곳, 다음에 저곳, 그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이끌어, 고상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어김없이 행복한 상태 쪽으로 점점 이끌어 갔다. 그러다가 그 미지의 악절이 도달하고 있는 점, 거기서부터 그가 그 악절의 뒤를 쫓아가려고 마음먹고 있던 곳에 단숨에 이르자, 잠시 동안 쉰 후, 돌연 악절은 방향을 돌려, 한결 빠른, 섬세한 구슬픈, 끊기지 않는 아름다운 새 속도로, 그를 미지의 원경 쪽으로 함께 데리고 갔다. 그러고 나서 그 악절은 사라졌다. 그는 세 번째로 악절을 다시 보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자 과연 악절이 다시 나타났다. 그러나 이제는 전같이 분명하게 말을 건네지도 않았고, 전처럼 깊은 쾌감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니, 그는 다시 그 악절이 필요하였다.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 스완네 집 쪽으로2, 39p, 국일미디어)

 

이렇게 스완은 오데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운다. 음악과 함께. 음악의 리듬처럼 사랑의 감정이 찾아온 것이다.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시작한 지 몇 분 후, 향기를 머금은 악절이 몰래 나와 찰랑거린다. 악절의 매력은 얼마나 독특하고 개성 있던지! 마침내, 악절은 사라졌다, 그 향기의 분지 사이에, 또렷하게 모습을 나타내면서, 민첩하게, 스완의 얼굴에 빛나는 미소의 그림자를 남기면서.”(같은 책, 41)

기쁨, 사랑의 특성들

마차를 함께 타고 다니고, 사교의 장에서 대화를 나누며 이 둘은 점차 가까워진다. 스완의 마차로 그녀의 집까지 데려다주고, 답례로 꽃을 선물하고, 스완은 서랍에 소중히 보관하고. (재밌으면서도 왠지 오글오글) 차에 대한 서로의 취향까지 알아간다. 오데트는 스완의 취향을 알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나 너에 대해 이 정도는 알고 있다고! (뿜뿜)’

사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연 사랑이란, 이와 같이 여러 가지 기쁨 속에 사랑의 증거, 영속이라는 보증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반대로 기쁨은 사랑 없이 있을 수 없으며 사랑과 더불어 끝난다). 사랑의 증거로 영속된 사랑을 확인 받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스완은 오데트의 마음에 안 들었던 외모는 이제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모습을 이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둔갑시키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을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

 

그는 그녀를 눈여겨보았다. 벽화의 단편이 그녀의 얼굴과 몸 속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오데트의 곁에 있거나, 혼자서 그녀를 생각하거나, 항상 이 벽화의 단편을 그녀의 몸 속엣 찾아내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가 피렌체파의 걸작을 존중한 것은, 물론 그가 그것을 그녀 안에서 다시 발견하였기 때문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 닮음에 의하여 그는 또한 그녀에게도 고움을 주게 되고, 그녀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완은 거장 산드로에게 황홀하게 보였을 인간의 값어치를 인정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는 동시에, 오데트와 만나는 기쁨을 자신의 심미적 교양 안에서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을 기뻐했다.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 스완네 집 쪽으로2, 59p, 국일미디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합리화·정당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지점이다.

소설 속에서는 계속해서, 사랑에 익숙해졌을 때의 권태와 단조로움, 그리고 부정적이지만 필수적인 사랑의 조건들을 이야기해준다. ‘쾌락추구에 따른 불안함’, ‘인간을 자기 소유로 만들려는 고통스러운 욕구등을 말이다. 당연히 이런 굴레에는 질투(94p)까지 포함된다. 우리가 하는 사랑이란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나보다. (다른 성욕의 탄생의 다른 길을 기대합니다!!) 스완과 오데트, 이 사랑의 끝은 어떨지. 벌써 불안한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프루스트의 섬세한 묘사들로 이루어진 사랑과 파경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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