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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학교 씨앗문장 주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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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기 위한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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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방학 작성일21-07-24 00:30 조회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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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기 위한 마지막 퍼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벗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학문이든, 운동이든, 삶에 대한 지혜이든 배우는 것은 참 즐겁다. 또 세상에 내가 몰두하는 그것을 나눌 벗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이겠는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 본인은 공부가 그렇게 즐겁다는 공자의 자기 자랑 같은 이 말이 왜 이렇게 내 마음에 걸렸을까.

일상 속에서, 나는 무언가 특별한 의미와 즐거움을 찾으려고 항상 노력했던 것 같다. 이왕 사는 삶, 멋지게 즐기면서 살고 싶었다. 그래서 운동이나 특별한 공부,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특정 과업에 종종 푹 빠지기도 했다. 그렇게 서른 여덟 해를 살았으니, 지금쯤 세상에 즐거운 일 천지여야 할 텐데, 왜 아직도 나는 진정한 즐거움을 찾아 퇴사를 하네 마네, 디지털 노마드로 살겠네, 가난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겠네, 하면서 방황하는 것일까.

글쓰기 학교에서 좋았던 문장을 찾아 오라기에 들고 온 이 문장이, 왜 좋았는지를 밝히라는 숙제가 나는 너무 괴로웠다. 그래, 나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고고한 사람이고, 그만큼 멋진 벗들과 함께 더불어 즐거운 인생을 살겠어. 라며 엉뚱한 답을 내기도 했다.

숙제를 하는 시간이 길어 지면서, 내 마음이 괴로웠던 이유가 스스로 솔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얼버무리며 외면하려고 했던, 공자의 세 번째 문장이 진짜 즐거움을 찾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째, 내가 즐기고 몰두한다는 그 일이 내가 진정 즐거운 일이었을까 하는 것이다. 남들이 멋있고 좋다고 하니까 잘하고 싶었던 마음, 남들에게 근사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잘못된 첫 단추였다. 그런 일은 흉내 내고 노력할 수는 있지만, 지속 가능한 추진력을 갖기는 어려웠다.

둘째, 나는 인정욕구가 강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성 내는 소인이였던 것이다. 즐기며 한 일도 내 생각만큼 남들이 알아주지 못하면, 이 일은 시시하고 재미없다는 갖가지 핑계를 대서 먼저 버리며 자존심을 챙겨야 직성이 풀렸던 것이다.

자기는 사랑하는 벗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이 기쁘고 즐겁다는 공자의 자기 고백 뒤에,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문장을 붙인 공자의 큰 뜻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진정한 즐거움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자기 점검을 해 본다. 나는 우여곡절 끝에 괴롭지만 즐거운 글쓰기 모임에 들어왔고, 우리 같은 반 선생님들이 내 글을 따뜻하게 읽어주실 것이다. 잘 쓰지 못해도 그것으로 충분히 즐겁다. 감사하다.

그런데 만약에 만약에, 남은 시간 동안 내 글쓰기 실력이 폭풍 성장해서, 무슨 상이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면? 아마도 꽹과리를 들고 전국 방방곡곡 자랑을 다닐 것 같다. 아직 공자의 가르침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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