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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것으로 삶을 일군다! 고전적 사유와 밀도 있게 접속하며, 글쓰기와 존재적 성찰을 연결하는 인문 고전 리라이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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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5주차 2교시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흰고래 작성일23-03-21 14:18 조회250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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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후기

글쓰기 학교 2교시 5주 차 시간에는 고미숙 선생님의 『몸과 인문학』에서 “쿵푸와 청춘”을 필사하였습니다. 저는 발제전과 발제후의 필사를 매우 다르게 느꼈습니다. 실제 글을 써보니, 글을 읽는 것과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TV에서 선수들이 100미터를 10초대에 뛰는 것을 보고 나도 그 정도는 달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발제하고 난 바로 다음 시간이어서 그런지 필사 시간에 느끼는 고미숙 선생님의 글이 기존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특히 글의 틀과 형식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줄자 쌤이 글을 열고 닫는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매우 공감이 갔습니다. 고미숙 선생님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양한 소재를 넘나들면서 글을 열고 닫았습니다. 열심에서 청심으로 집중력, 청춘 통과의례 그러다 아바타 이야기로 넘어가서 지식과 몸의 완벽한 소외를 이야기하다 결론은 공부하는 청춘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매우 관련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글의 맥락과 주제를 벗어 나지 않고 파도를 타며 교훈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들은 소재가 다양해지면 맥락과 주제를 벗어나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이번 발제문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재미로 글을 썼지만, 쌤들에게 선물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글의 형식과 틀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글을 흩고 어질러 놓고 주제와 맥락을 제대로 꿰지 못한 탓입니다. 저는 글쓰기에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솔직하게 진심을 담은 글이 형식과 절차에 얽매인 글보다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미숙 선생님의 짧은 “쿵푸와 청춘” 안엔 쓰진 않으셨지만, 많은 내용을 함축한 것이 보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거기서 위안 삼지 마라””무엇이든 열심히 열심으로 노오력 해야 하는해야하는 청춘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하지 마라” “공부와 교감하라” 등등의 교훈이 있지만 이런 내용을 직접적으로 쓰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읽으며 알게 됩니다 잘 짜인 형식에 치밀한 절차 안에서 소재가 이야기되어 넘실대며 들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형식도 없이 그냥 너절하게 절차 없이 진행되면 독자들은 어느새 뭘 얘기하고 있는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늘어놓은 구슬로는 목걸이가 될지 팔찌가 될지 모릅니다.


앞으로 필사 시간에 글의 기승전결 속에 각각의 문단속에 어떻게 소재를 이야기화해서 열고 닫았는지 잘 살펴보고 배워야겠습니다. 배운다고 배워질지도,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요.


참! 여민쌤의 이번 필사 글에서 나온 “열심(熱心)”에 대한 짧은 강의도 후기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동의보감 내용에 대한 미심쩍은 상태일 때 현대의학적 견해를 우리 눈높이에 맞추어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열심으로 인한 심장의 무리에서 갑상선 항진이 되어 암으로 연결된 사례는 저희 가족에게 매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저의 아내가 그 세 아이의 엄마처럼 열심히 살거든요. 집에 돌아와서 의사 선생님이 좀 더럽게 살라고 하셨다고 얘기해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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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깨비님의 댓글

깨비 작성일

진환샘 후기 읽고 난 첫 느낌, 참 정갈하다~
그리고 그동안 글쓰기에 대한 내공을 많이 쌓아 오셨구나~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열심,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말이 가진 전제들을
세밀하게 비트시는 곰샘의 글에 매 시간 감탄하게 되는데요.
많이 부족하지만 바라보고 갈 길이 있다는 데서 행복을 찾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진환샘 배움을 당장 집으로 돌아가 활용도 하셨네요.
진환샘의 이번 글 너무 재미있어서 벌써부터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중성미자님의 댓글

중성미자 작성일

샘의 선물이 무엇이었을까요?ㅎ 저는 샘의 표현으로 '내용을 직접적으로 쓰지 않지만..우리는 읽으면서 알게 되는' 그런 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샘의 선물을 기대해 봅니다~

흰고래님의 댓글

흰고래 댓글의 댓글 작성일

문성환 선생님께서 제 글에 대한 피드백을 해 주실 때 텍스트에 충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셨고 아울러 그에 따른 선물을 학인들에게 주지 못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돌이켜 보니 텍스트에 충실하지 못한 것은 글의 형식과 절차를 따르지 않고 제 멋대로 소재를 늘어놓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암의 글에 대한 리뷰를 충실히 하고 저의 케이스를 연결시켜야 하는 발제문의 기승전결을 무시한거지요. 다음엔 절차탁마하여 될지는 모르겠지만 샘들에게 선물이 있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미님의 댓글

소미 작성일

늘어놓은 구슬로는 목걸이가 될지 팔찌가 될지 모른다... 공교로운? 진환샘의 비유에 감동받고 갑니다.

흰고래님의 댓글

흰고래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아앗! 감동이라뇨^^과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공교로운"을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군요. 참으로 공교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