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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것으로 삶을 일군다! 고전적 사유와 밀도 있게 접속하며, 글쓰기와 존재적 성찰을 연결하는 인문 고전 리라이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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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3주차 1교시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쑤기 작성일23-05-25 10:13 조회65회 댓글3건

본문

안녕하세요.

혼돈과 광란의 발제를 마치고 1교시 후기를 쓰게 된 쑥쑥입니다~~~

이번 시간은 칼 융 자서전 책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고나쌤은 '환상'을, 희영쌤은 '신화'를, 저는'어린이다움'을 소재로 발제를 했습니다~


첫째로 고나쌤 글부터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고나쌤은 평소 무의식과 환상이 궁금하셨다고 합니다.그래서 융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환상을 경험하게 된건지? 호기심이 들었다고 해요.. 고나쌤이 앞부분에 융의 환상의 기반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요. 융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두분 다 영매자셨고, 어머니도 유령을 직접 체험하셨다고 합니다. 융은 환경적으로 무의식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더군요. 이걸 알고나니  그제야 융은 왜 저리도 정신세계나, 무의식세계를 알고자 하는지 좀 더 이해하게 됐습니다. 역시 가족의 영향이 있긴했군요 ㅎㅎ


고나쌤이 받으신 질문들의 핵심은 '그래서 왜 환상이나 무의식이 흥미롭고 궁금한건지?' 였습니다.

글에는 왜 흥미로우셨는지 밝혀있지 않았는데요. 고나쌤은 평소 환상은 그저 정신병자만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융은 환상은 무의식의 세계와 만나는 것이고, 그렇기에 무의식을 가진 인간(자신에게도)이라면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해서  관심가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 이어지는 질문으로는 그럼 왜 무의식이 궁금한지, 왜 환상을 체험하고 싶으신지에 대한 질문이있었습니다. 고나쌤은 몇년 전부터 '나'를 알아가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진정한 '나'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셨는데요. 남들이 자신을 볼 때는 친절하고, 배려하고 이렇게 보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진정한 나는 누구일지 궁금하셨다고 합니다. 융 책을 읽다 보니 꿈과 환상 같은 무의식이 그걸 나타내줄 수 있을 거라고 보셨습니다. 오홍 고나쌤께 이런 고민이 있으셨군요!


피드백으로는 환상 자체를 본다는게 쌤께는 어떤 의미인지가 더 밝혀지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부분을 밝히지 않고 그냥 환상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렇게 접근하고 있어서 더 설명되거나 나아가지 못한 지점이 생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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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희영쌤입니다.

희영쌤은 신화를 소재로 써주셨습니다 ㅎㅎ 두분 다 제가 생각지 못한 곳을 적어주셔서 새로운 시선으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희영 쌤이 제주도 분이신 걸 이제 알았네요! 삼성 신화도 덕분에 처음 알게됐습니다!

쌤께서는 신화가 무의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신화와 이성의 관계에 대해서 풀어쓰셨습니다.

왜 신화로 쓰셨는지 궁금했는데요. 희영쌤께서는 글에도 나온 것 처럼 어떤 문제가 있을때, 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성과 의식이 정신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셨는데요. 그런데 융은 무의식(환상, 꿈, 신화)의 역할이 인간 정신활동에 있어 메인을 차지한다고 말하니, 희영쌤께 이 부분이 낯설고 크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아 갑자기 이장면 떠오르네요 ㅋㅋㅋㅋㅋ 어떤 상황에서 순식쌤이 "단군신화를 우리는 믿잖아요" 라고 반론을 치셨는데, 희영쌤께서 "에? 단군신화를 믿는다고요 ㅇ0ㅇ??"라고 하셨을 때 그 상황이 진짜 웃겼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제 마음 속 이번 수업의 킬링 포인트 였습니다 ㅋㅋㅋㅋ 내 마음속에 저장


다시 돌아가서... 그래서 희영쌤이 생각하시는 과학이란건 뭐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희영쌤은 객관적으로 증명가능하고, 실제로 벌어지고, 경험가능한 것,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 이렇게 답변을 하셨습니다. 근쌤께서 그럼 과학을 경험해 본적은 있는가? 그리고 과학뿐만아니라 신화도 또한 보편적으로 나타나지 않나라고 허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뭔가를 믿을때 강력한 믿음체계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령 현대인에게는 과학이 그렇죠. 과학이 그랬어 하면 우리는 바로 믿곤 합니다. 그럼 과학은 뭔데? 과학은 왜 믿어야 하는데? 하는 질문을 받으면 또 할말이 없어집니다. 저도 과학이 그렇다고 하면 바로 믿게 되는 편인데요. 내가 왜 과학을 믿을만한 담론이라고 보는지? 이 점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네용. 그렇지 않으면 난 믿고 싶은것만 맏고 믿기 싫은건 믿지 않겠어 하는 꼴이니까요

희영쌤도 저번에 사후세계 책에서 사후 체험 내용이 나온 순간부터는 안믿겨서 책에 대한 흥미가 훅 떨어지셨다고 하는데요. 왜 이 부분이 믿기지 않은건지를 좀 더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게 희영쌤께서 마지막 꼭지에 적어주신 것과 관련이 될 것 같네요. 신화는 삶의 가능성이다 라는 말을 적어주셨는데, 이게 뭔 의미인지를 풀어주지 않아서 질문을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야 신화가 쌤에게 갖는 의미나, 그렇다고 했을 때 그 의미가 이전과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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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는 쑥쑥입니다.

질문도 많이 받고 정리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글이 좀 길어질것 같습니다앗 

갈고 닦아야하는 지점을 제대로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긍정긍정열매를 먹어봅니다.

수업시간에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거의 기억이 안나서 수업 녹취 파일을 들어봤는데요. 어후 아주 대환장파티더군요ㅋㅋㅋ 다시 듣고보니 이제야 쌤들이 어떤 질문을 해주셨는지 들리네요. 쌤들의 질문에 대해 저는 똑같은 말만 반복하거나 엉뚱하고 내용이없는 답변을 계속 하고 있었네요ㅋㅋㅋ 뭐 평소에도 종종 그렇지만요 호홉...


질문을 다양하게 고루고루 많이 받아서 큰 두 가지 질문으로 추려봤습니다.

1. 원초성이 뭔지, 어린이다움이 뭔지?

카오스의 시작이었죠. 저는 글을 쓸때 인간이라면 무의식 속에 원초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봤고, 그리고 그 원초성은 어린이다움과 연관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이다움을 좀 풀어 적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에 설명된대로 어린이다움에 대한 여러 특성을 제멋대로 적어놨습니다. 근데 그 특성들이 잡다하게 혼재되어 있어서 읽는이들이 파악하기 어려웠던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어린이다움에 대한 특성으로 순진성, 무의식성, 훨씬 완벽한 자기 이미지, 생명력, 동물적인 본능, 힘 등등 이런 많은 단어들을 함께 나열해놨는데요. 이게 하나하나 나열만 되어 있지 제대로 설명도 안되어 있고, 서로 쌩뚱맞아 보이는 단어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가령, 어린이다움의 특성으로 순진성과 동물적인 본능을 함께 적었는데, 도대체 순진성과 동물적인 본능 이 두 단어는 뭔 관련이 있는걸지 등등... 쌤들이 발제를 읽고 이해 안가는 부분이 아주 많으신지 각종 질문이 계속 나왔습니다.


지금도 원초성이나 어린이다움이 정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에 대해 생각하는 것 보다는, 왜 이렇게 글을 정보적으로 쓰게됐는지 생각하는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발제 준비할 때를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융 책을 읽으면서 중간에 이 책 내용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지? 내 삶에 뭔 관련이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긴했는데요. 잘 모르겠어서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그냥 넘겼습니다. 어떤 부분으로 발제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시간이 닥쳐서 일단 저 부분을 빨리 골라 썼던 것 같습니다. 여길 왜 골랐는지도 모른채로, 그냥 텍스트에 보여지는 말 그대로를 조합해하거나 제 뇌피셜과 느낌을 합쳐서 되는대로 썼던 것 같습니다.


저는 종종 텍스트랑 만나지 못했을때 그러니까 텍스트가 나에게 뭔 의미인지 모를 때 이렇게 정보적으로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쓰긴 써야하니까 일단은 융이 이말을 하는구나 하며 거리를 두고 이런저런 텍스트 말들을 조합해서 뇌피셜로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쌤께서도 잘 언어화해주셨듯이, 자신의 문제의식 위에서 글을 읽지 않으면 이런 방식으로 정보를 정리하듯 읽고 쓰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맥락이 없기 때문에 이 정보가 제대로 이해될 리 없다고 하셨습니다. 정보는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가까우니까요. 그러고보니 제 상태가 이해가됐습니다. 제가 이렇게 어린이다움, 원초성을 적고도 머리속에 하나도 안남더라고요. 뒤죽박죽 정리도 잘 안되고 그랬습니다.


텍스트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매번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읽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언뜻알게 되긴 했지만 이렇게 정보처리방식적으로 책 대하는게 익숙해서 이걸 좀 깨고싶네요. 이 지점을 안 잡으면 읽고 쓰는게 제자리 걸음 일 것 같습니다. 명심해야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린이다움은 근쌤께서 <원형과 무의식>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했습니다. 프로이트 관점에서는 이 어린이 다움이 퇴행이고 부정적인 거였는데, 융에게는 부정적인 병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병이긴 병인데 다시 자신의 생명력에 뭔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어떤 활동이라고 하셨습니다. 다음 책에서 더 자세히 나올 것 같네요. 저는 어린이다움이 융에게 중요한 개념인지 몰랐습니다. 이걸로 뭘 해보려던 건 아니었어용. 개념을 어떻게 가지고 노는건지 모르기도 하고요. 담 책에서 더 알아보면 좋을듯 합니다.


2. 도대체 왜 이 어린이다움을 골랐는지? 문제의식이 뭔지?

나는 왜 이 어린이다움을 골랐는가. 글에 문제의식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는 코멘트를 받았습니다. 결국 수업시간에 이걸 왜 골랐는지 말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짐작하기로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나 원시인들처럼 자유로움을 실컷 발산하고 싶었나봅니다.


제가 수업시간에 문제의식을 말하지못했고, 말을 해놓고도 그개 아니라고 말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근쌤과 학우님들이 제 문제의식을 찾게해주려고 계속 질문을 같이 해주셨는데 저는 모르겠다고 말하고 주저하는 상황이 계속되었죠 ㅠㅠ 답답하셨쥬... 저도 스스로가 무지 답답했답니다.. 어쨋든 그들의 생명력이 자유로워보였던건 맞는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그걸 부정하려 들었는데요. 쌤께서는 제가 말해놓고도 말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말과 글로 뱉고 있는 그 지점이 저에게 분명 있다는 것을 알고 거기서 출발하라고 하셨습니다. 계속 뱉어 버릇하라고 하셨습니다.


진솔하게 제 자신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근데 자꾸 제 안에서는 이 말로는 충분하지 않은데..하는 생각이 올라오더라고요. 근데 쌤께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로 자꾸 문제를 회피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문제제기 할때나 책에서 꽂힌 부분이 있어도 왜 그런지 의식화하는게 어려운데, 여기에 제 뭔가가 걸려있을 것 같네요.


이번에는 정말 질문도 많고 혼돈의 발제였지만, 제가 집중해서 노력해야하는 점을 보게 된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시원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들 감사했습니다. 남은 융도 잼께 공부해보야요 쌤드을 하뚜



★★★세 명 다 이야기를 쓸 때 나에게 왜 이런 문제의식이 떠오른건지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고민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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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깨비님의 댓글

깨비 작성일

이렇게 통통거리는, 자세한 후기를 적어주시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셨군요.
수업 시간이 완전 복기되는 후기였어요.
쑥샘의 발제 상황 완전 공감입니다.
그 자리에 앉으면 저도 머리가 하얘질 때가 많으니까요.
특히 나는 분명 쓴다고 쓴 거 같은데 이렇게 전달이 안되었나 싶을 때도 많고요.
그 자리가 지나 이렇게 차분히 다시 반추해 보아야 이것저것이 보이더라고요
세 분의 발제 모두 앞으로 융을 읽으면서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을 던져 주셔서 좋았어요.
환상, 신화, 어린이다움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샘들의 발제 생각이 날 거 같아요.
융과 관련이 얼마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쑥샘의 이 후기 문장들이 저에게는 어린이다움으로 다가오기도 하네요.
살아있는 후기 감사해요~

소미님의 댓글

소미 작성일

후기가 생생하게 살아있네요~ 수업 시간이 전부 복기되어서, 코멘트 받은 부분 녹음 파일 다시 안 들어도 되겠어요^^

이여민님의 댓글

이여민 작성일

하하하, 이렇게 ㅋ ㅋ ㅋ 가 많은 후기를 저도 ㅎ ㅎ ㅎ 하면서 읽었습니다. 혼돈 속에서 길을 찾는 즐거운 공부의 길을 같이 내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