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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년공부자립 프로젝트의 1학년인 양은정이라고 합니다.
1학년이 두 명, 매니저가 두 명, 총 4명이서 2학기 첫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수요일 지성연마 시간에는 복희씨께서 오셔서 아프니깐 살았다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병이 나면 무기력해질 것 같다는 질문을 하였는데요, 복희씨는 그건 닥쳐보아야 안다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일상이 무서운 게, 아프다고 해서 화장실을 안가거나, 밥을 안 먹거나, 잠을 안잘수 있는 게 아니기에, 그냥 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되는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부모님이 전부 해줄 수 없는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을 하다보면 살아진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24시간 내내 아픈 것은 아니다, 아프지 않는 시간까지 걱정하는 시간으로만 채우면 고통 속에서 살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걱정만 하고 살기도 힘들다. 재밌는 이야기가 들릴 때, 나도 모르게 듣기도 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 집중되기도 하고, 자기 좌절이나 부정적 생각에만 있지 않는다, 통증도 재밌는 이야기 듣고 있으면 잊어버릴 때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복희씨가 류마티즘을 겪은 지 44년이 지났습니다. 혼자 앉기도 힘들었었고, 아프고 나서 10년이 지나서야 생활을 꾸렸습니다. 20대는 환자 였고, 30대는 환자와 생활인 사이의 과도기를 거쳤으며, 40대 때는 생계를 꾸렸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일과 병 사이가 분리되어서, 환자인 나와 일하는 나가 분리되었었다고 합니다. 50대 때 몸을 알아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감이당에 와서 공부를 중심으로 살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젊어서부터 아파서, 아픔을 받아들이는 게 남들보다 미리 단련이 된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류마티즘으로 뼈에 손상이 오고 뒤틀리는데, 류마티즘을 겪으면서 병에는 치료가 두 가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첫째는 말 그대로 병을 고치는 것, 둘째는 병에 대한 생각을 가볍게 할 수 있는 것 이였습니다. 살면서 몸의 아픔, 여러 가지 걱정, 어려움들이 닥치는데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을 다시 하였습니다. 꼭 몸의 질병이 아니지만 불교의 ‘고’도 질병이 아닐까 얘기 했습니다. 정신적 불안, 집착도 질병처럼 몸에 돌아다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어서는 바빴지만, 노년에 무료해지는 상황이 오는데, 그러다보면 노년에 심리적으로 편치 않은 상태에 있을 때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일을 해도, 일을 하지 않아도 사람은 불안함을 가지는데 인간이 근본적으로 가지는 불안과 허무 아닐까 말하였습니다. 채워야 된다고 할수록 끝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마다 다 각자의 인생길을 가는데, 도가 별개 아니라 사람이 가는 길 이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몸이 아프면 마음도 따라 아프게 되는데, 몸과 마음이 같이 가버리지 않게 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복희씨가 처음 아팠을 때, 자신과 똑같이 아픈 사람이 치료된 경우를 찾아보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이 다 똑같을 수가 없기에, 병도 똑같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픈 사람들이 낸 책들을 읽으면서도 나와 책을 분리해서 읽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지금 아픈 게 내 고통이고, 이 병은 내꺼야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아파도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된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나한테만 하는 말처럼 느껴져서 듣기가 싫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볼 때, 모든 인간이 저렇구나하고, 어떻게 모두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 고통이 나만의 것일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런 사실을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환자로서의 정체성만 가지고 살게 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꾸 경계에 부딪칠 때마다 움츠러드는데, 그러면 점점 축소되기에, 내 능력을 확장시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마음의 힘이 굉장히 센데, 잘 펼쳐질 수 있는 기회를 주라 하였습니다. 류마티즘이 의외로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류마티즘 약을 먹다보면 위장에 탈이 잘 난다고 합니다. 비위가 튼튼해야 병 고치기가 쉽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의 몸은 수시로 변하는데, 때마다 잘 알아차리고 있어야지, 안 그러면 통증까지 가서야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병원에 덜 가려고 하면서 더 몸에 집중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몸에 평소에 집중을 거의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안 되고, 거기에 주어진 걸 할뿐이라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류마티즘도, 독서지도도 인생에 펼쳐진 여러 가지 사건들이 나타날 줄 몰랐지만, 스스로에게 계속 용기를 주고, 움츠러들어도 초발심을 기억하고 다시 나아가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끊임없이 두려움은 오지만, 방향(그 마음, 초발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였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요, 글쓰기를 밀도있게 써야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것을 계기로 글쓰기가 수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수행을 계속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라는 기로에 섰고, 몸 상태를 잘 보면서 수행을 지속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였습니다. 마감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저항감이 올라오고, 아무 생각도 없는데도 써야 하니 막막하고, 그런 마음이 자꾸 올라와도, 다시 이것은 글쓰기가 아니라 수행이다! 생각하면서 쓰신다고 합니다. 수행으로 아침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쓰시고 계십니다. 전에 같았으면, 목차에 집착하고,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써야지 했을 텐데, 요즘에는 무조건 쓰는 연습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끝까지 써본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복희씨의 말을 들으면서 글쓰기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매일 앉아서 얼마라도 써본다, 소제목을 쓰던, 오탈자 하나라도 고치던, 하다 보니 자의식이 좀 덜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수행하듯이 글을 써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에게 힘이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글을 치열하게 써도 좋지만 몸이 상하지 않도록, 이번 에세이에 쓰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쓸수 있겠지 라고 써보아도 되고, 1시간 반정도 매일 쓰신다고 합니다. 잘 써야 된다고 생각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결국 몸을 망치게 된다고 합니다. 이 글쓰기 수행이 잘되면 한 시간 반 만에 완성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고 하네요. 글을 쓰다보면 마지막에 내가 평소에는 하지 못했을 생각도 한 구절이라도 나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내 자존감을 높이고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잘 쓰려고 하면 절대 텍스트를 만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치를 깨달아서 마음이 편해지는게 아니라, 마음이 편해야 이치를 깨닫는다고 합니다. 글을 쓰면서 뭐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써봅니다. 의도적으로 내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재미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내 생각을 편하게 써볼수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일요일에는 러시아 소설의 거장인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라」를 주제로 2학기 비전탐구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길진숙쌤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안나 카레니라에는 19세기 러시아 귀족들의 타락과 몰락해가는 과정에 있는 상태를 보여줍니다. 그 시절 귀족들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인맥으로 높은 자리의 직업을 가질 수 있었고, 자유주의라는 졍치적 견해도 철학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가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유롭게 사는 것이 자기 생활에 더 맞는 것 같아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귀족들의 이런 여러 특징들이 나왔는데, 겉으로는 매너가 좋고, 항상 웃고, 밝고, 건강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까보면 욕망과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예술도 교양을 위해서 쌓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귀족들의 이런 내면의 마음과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서로 달라 생기는 스트레스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였습니다. 톨스토이가 귀족집안 출신이었고, 젊었을 때 방탕한 삶을 살았지만, 나중에 그런 삶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공동체를 만들고 사랑으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불륜했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런 여러 가지 철학, 생각, 그 당시 사회의 분위기, 풍조를 보면서 이 책을 읽어 나가야 됨을 강조하였습니다. |
연극수업은 4명의 팀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4명이서 돌아가면서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민주가 후기를 썼습니다~ |
연극후기 안녕하세요. 2학기 첫 연극수업 후기를 맡은 민주입니다. 연극을 2주 쉬고 다시 시작하니 정말 오랜만에 모인 것 같았습니다. 방학에는 연극 수업이 없는 대신 태림, 은정, 현숙, 민주가 모여 연극 대본을 작성하였습니다. 줌으로 만나 어떤 연극을 꾸려 가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주제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면들을 넣어야 하고, 그것들을 어떻게 구성해야할까? 를 고민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는 다들 처음 써보는 거라 시간이 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나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대본을 작성한 것 같은데, 욱현샘께서는 고민을 깊게 한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너무 소주제 같아서 아이들을 위한 연극에 어울린다는 말씀을…. 우리가 흘린 땀은 어디로…ㅜ ㅎㅎㅎ 또르르 그래도 샘의 피드백을 듣고 연극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할 때 이걸 왜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진심을 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활동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아니죠. 이 뿐만 아니라 어떤 모든 일을 할 때, 마치 누가 시켜서 하는 것마냥 마음을 쓴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건 저만 느끼는 문제가 아니고 깨봉 청년들이 함께 느끼고 있는 문제의식인 것 같습니다. 종종 저희끼리도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활동을 자꾸 일처럼 가져가게 된다는… 우리의 자유는 얼마만큼 장의 주인이 되느냐에 달린 것 같고, 어떤 일이든 마음을 어떻게 쓰고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실천이 잘 안되네요. 이렇게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고 반복하다를 연습하다보면 그 주기가 짧아지겠죠? ㅎㅎ 어쨌든 같이 발성연습을 하며 대본을 읽어보았고, 이어서 상황극을 해보았는데요. ㅋㅋ 정말 재밌었습니다. 욱현샘께서 상황을 주시고 저희가 거의 즉흥?으로 연기를 해보는건데요. 일단 이번주에 저는 쑥언니와, 태림언니는 은정언니와 짝이 되었습니다. 저와 쑥 언니의 상황은 제가 쑥 언니에게 온 쪽지의 내용을 기필코 봐야하는 거였구요. 쑥 언니는 절대 알려주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태림언니와 은정언니네는 밥 먹지 말고 카페가자는 여자친구와(태림)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먹고 싶은 남자친구(은정) 상황이 주어졌습니다. 같은 상황으로 총 2번을 연기했습니다. (내가 연기라니!!! ㅋㅋㅋ 으악) 2차에서 상황을 이루고 있는 구체적으로 맥락을 설정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신기하게도 어떤 맥락들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작은 행동마저도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연인이 만난 지 얼마나 됐고, 어디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지 등에 따라 행동과 말이 영향을 받는 거죠. ㅎㅎ 연기라는 것도 우리가 책을 만날 때 하는 것처럼 나를 내려놓고 정말 다른 인물이 되어 그 사람을 이해해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재밌는 연극 수업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연극 후기 때 만나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