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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3주차 후기~입니다
비전탐구(안나 카레니나) 또다시 1학년그룹의 인원이 줄어들어서 이제는 매니저 한명, 1학년 두 명, 총 세 명이 오순도순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글쓰기 수련 형식은 읽기가 가장 중요하다, 읽기로 맥락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한번 읽으면서 지나간 단편적 감상이나 내 머릿속 생각을 바로 써서는 맥락이 잘 파악되지 않고 자기식대로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발제는 죽음을 주제로 태림이가 써왔습니다. 인용문 중 사랑하는 형의 죽어가는 모습을 본 레빈이 ‘그 무엇도 시작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요. 왜 그 무엇도 시작할 가치가 없다고 했을까요?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작가인 톨스토이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 유럽에서의 단두대에서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보고 나서 깨달은 것들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죽음을 그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면 몸에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이런 글이 나온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본주의가 러시아 사회에 들어옴으로써, 계층간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귀족들은 방탕스럽게 살아가고, 농노 해방으로 인해서 농부와 귀족간의 갈등이 생겨납니다. 철도가 도입되고, 전의 농노였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투입됩니다. 자본주의 전의 삶이 어떠했는지, 돈이 없을 때의 삶을 톨스토이는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농부의 삶을 관찰하고 그렇게 살고자 하였습니다. 이런 흔적들이 있다는 것을 이번 세미나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
연극(흥보전) 내 생활은 잠도 적게 자고, 분명 논 것도 없는데? 시간은 하염없이 가는.... 그럴 때, 질문을 잘 해봐야 한다는 말로 이번 연극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 1학년 둘이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대본을 쓰지 못해서 다음 주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대본을 꼭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대본 안 쓰면 벌금 5만원 ^^) 연극 수업을 할 때 대본 작가에게 써달라고 부탁을 하게 되면 저희들의 생각이나 앎이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대본을 꼭 써야 가르치는 선생님에게도 의미가 있고, 우리들에게도 의미가 있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나에게 의미 있는 앎을 가지려면, 생각하느라 고통도 좀 받아야 하고, 왜 내가 이걸 힘들어하지? 질문도 좀 해봐야 하고, 몸도 같이 쓰면서, 몸과 앎이 일치되는 그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지금 하는 이 1학년의 연극수업을 사이드메뉴 정도로 생각하면, 여러분들에게 오히려 좋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왜 여기 와서 공부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라고 답했고, 태림은 전보다 다른 삶을 살고 싶어서 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르게?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자신을 알고 싶은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연극은 자신감 있는 것, 다르게 사는 것, 질문해볼 수 있는 것을 키우는 좋은 공부라고 합니다. 배우들의 덕목은 자기반성,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자신감 있게 자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자신을 바라볼 수 있기도 하고요. 아니면 계속 스스로를 안보고 같은 행동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바쁘게 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알고, 계속 노력해볼 수 있는 것 그게 큰 배움이라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간을 잘 써보고, 못하는 것을 못한다고 핑계되지 않고 그냥 더 해볼 수 있는 게 배움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와 닿았습니다. 못해서 길을 잃는 것을 다시 스스로 잡아 보려고 하는 게 좋은 거다,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연극 대본을 쓸 때, 어렵고 답답하고 쓰기 싫어지는데, 연극에서 뭘 얻어갈거냐? 질문을 던져 봅시다. 글 잘 쓰고 싶은데 대본은 그럼 글이 아닌가? 에휴 대본 쓰는 것 힘들고 모르겠고, 복잡해 라는 마음이 들 때 내가 글 쓰려고 여기 왔다는 것을 유념한다. 내 목표?와 달리 실제로는 머리 쓰는 게 싫고, 글도 최소한으로만 쓰고 싶은 마음에 잘 빠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글 쓰러 왔는데 사람들과 같이 사는 게 힘들다고 했을 때, 글이 과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지 않고 쓸 수 있을까?라고 질문해봅니다. 잘 안되면, 더 해보는 것 그리고 그게 외부에서는 어떻게 볼지 몰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다른걸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자 이제 연극에 대해서 말하면, 주제가 뭐냐 했을 때,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먹고 살만 한데 계속 불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대본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끝없는 욕심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이 났습니다. 선생님이 구성에 대해 세가지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1. 희화,강조(놀부의 타락을 과장되게 더 표현) 2. 대조( 탐욕의 놀부와 대조적으로 착한 흥부의 모습을 같이 보여줌) 3. 창작구성,속마음 (놀부의 속마음 ‘나는 돈이 권력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더 모아야되!’을 보여줌) 놀부의 욕심을 우리의 일상과 접목했을 때, 여기 남산강학원에서 살고, 활동을 해도 만족이 없고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찾고,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불만족, 현재에 결핍만 느끼고 집중안함) 그러면 이것을 대본에 표현하고 녹여내기 위해서, 놀부의 대사와 행동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서 놀부가 웃지 않는다, 항상 더 좋은 재물을 찾는다.(불만족한 우리의 모습이 드러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흥부의 모습도 집어넣어본다. 흥부는 놀부와 대조적으로 계속 무언가를 찾기 보다는 아무것도 안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재물이 왔을 때 그냥 재물을 받는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착해서? 성과를 받는 모습. 놀부의 불만족으로 인한 더더 가지려는 마음과 흥부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마음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제비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질문을 던진다. (제비 왈 “쟤네는 한명은 맨날 더 원하고, 한명은 아무 것도 안하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렇게 연극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후, 이번에는 상황극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저희가 4명인데 4각관계의 상황극입니다. |
지성연마(청년 니체를 만나다) 이번에는 두 번째로 청년 니체를 만나다를 가지고 1학년 지성연마 수업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별 게스트로 근영쌤이 같이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후기를 써야 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대화를 계속 적기 시작했는데요, 근영쌤 왈, 대화를 나누고나서 후기는 자기가 배운 것이 뭔지 기억을 상기시키는 정도의 용도인 거지, 그렇게 하면 후기 쓰는 재미도 없고, 보는 사람도 재미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후기에 매몰되어 베껴쓰는데 열중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맞아, 내가 배운 걸 가볍게 적어 보는 게 후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 후기 쓸때는 단어, 키워드를 가볍게 적고 세미나에 참석(?)하는 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쓸 때, 자꾸만 억지로 쓰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글이 자꾸 허황되게 나올 때가 많습니다. 글을 쓰면서 혹은 인생에서 뭘 하고 싶은지 근영쌤이 물어봤는데, 저는 편해지고 싶다고 말했고, 태림은 자기를 알아보고 싶어서 여기 오게 됐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럴 때, 진짜 편하다라는 게 나에게 무엇인지? 자기를 알아보는 게 글을 어떻게 써야 자기를 알아보는 걸로 가져 올수 있는지 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을 때, 그 책의 내용을 면밀하게 돋보기 보듯 자세히 봄으로써 나의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니체는 속물 교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 속물 교양이 무엇인지, 그 지성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냥 남의 지식을 베껴서 그것을 트로피처럼 자랑하고, 간직하고 그것을 단순히 소유하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지 않을까요? 이제까지 속물교양하면 그냥 좀 아는 척하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은 내가 그냥 좀 알고, 책 좀 읽고 하는 것 자체가 속물교양인 셈이죠. 거기에는 내가 더 강화될 뿐입니다. 내가 이것 좀 안다. 그걸 아는 나, 그걸 주장하는 나만 있습니다. 요즘 배우는 사람들의 자세, 교육방식의 흔한 형태입니다. 그냥 쏙 정보만 빼내는 방식 말이지요. 그 속에서 그걸로 질문하고, 내 삶에 질문을 던지지는 않습니다. 그냥 수동적으로 베끼고, 무기력하게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는 그런 공부법입니다. 내 욕망이 진짜 무엇인지, 진짜 이건지? 두루뭉술하게 그냥 가져가고 있는건 아닌지. 제대로 보지 않으려 합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방치하고 돌보지 않는 행동입니다, 자기 삶을 꾸려가는 자가 아닙니다. 시공간을 꾸려야 재미도 있고, 의욕도 날텐데, 그냥 끌려다니고 휩쓸려다니니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책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그게 내가 생각하던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내가 이제껏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내 시공간을 이렇게도 꾸려볼 수 있구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니체는 부정적인 방식으로 거부하면서 삶을 꾸리는게 아니라, 긍정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뭔가를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무언가를 하는 건 오히려 더 힘들지 않나? 왜 자신만의 무언가를 하라고 했을까요? 이렇게 내 삶에 질문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할까요? 내 삶을 내버려두면, 나조차 나를 이해 못하고 함부로 대하는데, 남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나를 함부로 대할 것입니다. 혹은 나에게 휘두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겠죠, 나는 점점 더 무기력해지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쓸 것입니다.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알기 위해 이번 1학년은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제가 방치를 한다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돈 벌어야 되, 글 쓰는 거 좋은 거니깐 그냥 써보지 뭐, 저게 좋은거니깐 그냥 공부해보지 뭐, 이런 것도 방치라는 게 놀라웠습니다. 수동적으로 질질끌려가는 거기에 나는 없습니다. 내 시공간을 꾸리는 즐거움?이 없습니다. 억지로 하니 괴롭습니다. 누구도 나 대신 알려줄 수도, 살아줄 수가 없습니다. 농담으로 헬스장 끊은 것처럼 공부해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 몸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운동을 해야 되는데, 노동하듯이, 언제 끝나지, 힘들어 억지로 그냥 하면 몸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을 한 게 되어버립니다. 생각을 너무 심각하게 할 필요 없이 헬스장에서 근육 단련하듯이 마음의 근육을 단련한다고 생각하고 글, 생각, 책을 읽어보는 과정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저를 예로 들면, 편안이라는 것을 타겟으로 잡고 책을 통해서 편안이 어떻게 풀이되는지, 책의 저자는 어떻게 편안이 느껴지는지 고민해 볼 수 있겠지요. 글을 쓰면서 힘들기는 하지만 편안함이 있는데, 글 쓰면서 하는 집중과 그냥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번뇌의 집중이 어떻게 다를까에 대해서도 언급되며 이번 세미나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런 무기력과 번뇌에 빠지는 것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